한떨기 넋이 되어 그네들을 그저 바라보고 싶다던 막연한 첫 장 뒤로,
예기 연출님과 이야기 뒤 한걸음 더 가까워진 캐릭터 만들기.

사건을 상징화 하는 어떤 오브제, 그리고 그것을 통한 역사의 상징화를 위해
내가 선택한 캐릭터 이자 오브제는 "하얀 나비"

사람의 넋은 흰 나비가 된다고 한다. 나는 미라이, 빈호아, 노근리, 오라리의 어떤 사건을 겪은 넋일 수도 있다.
기나긴 시간을 나비로 날아와 노근리의 어느 곳인가에 잠시 날개을 접고 앉는다.
날아오는 길에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폭격기를 보았을까? 미군들을 보았을까? 피난민의 땀절은 어깨에 잠시 앉았을까?

잠시 숨돌린 노근리, 이곳에서 잠든 돌들, 개울가의 냇물, 그리고 강아지풀들은 나와 같은 아픔을 담고 있을까?
그리고 내가 만나고 있는 이 공간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 주는가?

내가 나비라는 존재로써 현재의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나비로서의 나는 위로 하고 싶다. 그들을 바라봐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죽음이 슬픈것만은 아니야.. 라고 보듬고 싶다.

*넋으로서의 나비가 성글지 않으려면;
 나비흉내에 그치지 말 것
 내가 나비라는 마인트 콘트롤로 살아보기
사람과 다른 동작, 생각, 속도로 행동해 보기
설명적일 필요는 없다
텍스트를 사용할 수 있다.  
의상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20160705 박시호(박선옥).